컵 속의 물을 손가락으로 누르려 하면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가? 말할 것도 없이 물이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서, 손가락끼릴 맞부딪치게 될 것이다. 왜 이렇게 되는가? 처음에 물을 손가락으로 누르기 시작할 때는 지우개와 같은 거동을 하는데, 지우개의 경우와 같은 방향에서 내부 전단력과 인장력이 생긴다. 그러나 일반 유체는 전단력에 영구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므로, 물이 흐르기 시작하여 결국 빠져나가게 된다. 지우개 역시 새로운 형태를 취할 때까지 흐르게 되는데, 이때는 내부 인장력과 전단 저항이 아주 커서 손가락이 맞부딪치지는 않는다. 물은 이러한 저항을 가질 수 없어서 흐르게 되는 것이다.
정말로 물을 누르려 한다면 새나갈 수 없는 용기에 넣으면 될 것이다. 이 용기를 누르면, 지우개에서와 마찬가지로 용기의 측면이 밀려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 유체의 한 점에서의 압력이 모든 방향에서 같은 이유를 설명하였다. 사실을 증명한 것은 아니다.
고체에서의 압력은 액체에서처럼 분명치 않다. 고체의 한 점에서의 압축응력은 모든 방향에서 같지 않다. 고체에서의 압력은 대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즉, 한 점에서의 압력은 세 직각 방향에서 측정한 압축응력의 평균이다. 정지 유체에서는 이 세 응력이 다 같으므로 이 두 가지 정의가 같다. 유동 유체에서는 세 직각 압축응력이 같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차이가 현저하게 되는 것은, 전단응력이 아주 커서 유체역학의 일반적 문제의 번위를 벗어날 정도일 때이다. 따라서 전단응력이 아주 큰 경우(성형 다이를 통한 금속이나 고분자 용융물의 흐름)를 제외하고는, 정지 유체나 유동 유체에 별 차이가 없다고 본다. 고분자 용액이나 용융 고분자에서는 서로 직각인 방향에서의 압축응력이 아주 현저하게 다르므로 단순한 유체에서와는 아주 다른 거동을 하게 된다.
기체가 관여하는 문제의 풀이세어는 대부분 절대 의미의 압력, 즉 압축응력 0에 대한 상대 압력을 취급하는 것이 편리한데, 이를 절대압력(absolute pressure)이라 한다. 그러나 수력학이나 개방 탱크에서와 같이 자유표면을 갖는 액체에 대한 문제의 풀이에서는 대개 임의 기준(보통 그 지역의 기압) 이상의 압력을 다루는 것이 편리하다. 이 국부 기압에 대한 상대 압력을 계기압력(gauge pressure)이라 한다.
한편 높이(고도)를 측정할 때에도 두 가지 기준이 사용된다. 가령 산봉우리, 도로 및 강의 높이는 평균 해수면을 기준으로 한 상대 높이로 나타내는데, 이때 해수면은 '절대' 기준면인 셈이다. 그러나 건물을 설계하여 건축할 때는 국부 높이(대개 지표)에 대한 상대적인 값을 사용핟ㄴ다. 이처럼 높이와 압력차를 나타내는 방법을 비교하여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압력계는 대부분 측정 압력과 국부 대기압의 차이를 보여주는 계기압력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압축공기에 대한 측정계기의 압력이 20 psi를 나타내면 이는 대기압을 기준으로 한 계기압력으로서 20 psig이다. 이것은 마치 지표를 기준으로 한 건물 높이가 100ft라고 하는 것과 같은 표현이다. 이처럼 국부 기준으로 나타내면 마이너스 값이 될 수 있는데, 가령 지하실의 높이는 지표를 기준으로 하면 -30ft가 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진공 장치의 압력이 대기압보다 5 psig 낮으면, -5 psig가 된다.
평균 해수면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나타낼 때도 마이너스 높이가 있을 수 있는데, 예로서 사해는 해수면보다 1200ft(366m)낮다. 마찬가지로 마이너스(음수) 절대압력이 있을 수 있는가? 물론이다. 마이너스(음수) 절대압력은 마이너스(음수) 압축응력, 즉 인장응력이다. 이러한 일은 고체에서는 자주 일어나고, 액체에서는 드물게 일어나며 기체에서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모든 액체는 유한한 증기압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증기압 이하로 액체의 압력을 낮추면 액체가 비등하여 더 낮은 평형 증기압으로 대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 순수한 액체에서는 자발적으로 비등하는 일이 결코 없지만, 불순물의 작은 입자나 용기 벽 때문에 이러한 비등이 일어나게 된다(차가운 탄산음료를 유리잔에 부을 때, 누구나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다. 기포는 대부분 유리잔 벽에서 생기고, 내부에서는 별로 생기지 않는다. 또한, 차가운 청량음료 중에 설탕을 떨어뜨리면 이러한 현상이 분명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액체가 아주 순수하고 용기 벽이 아주 매끈하면 액체에는 마이너스(음수) 절대압력에서 장력이 존재하게 된다. 이 상태는 불안정하여, 조금만 교란되어도 액체가 비등하게 된다.
유체역학에서는 힘, 질량, 무게(중량)를 다루는 일이 많다. 힘과 질량의 단위 문제는 다음 절에서 다룬다. 힘의 불균형이 생기면 물체의 속도나 방향이 변하게 된다. 이 세계의 힘은 대부분 반대 힘과 균형을 이룬다(건물은 지면에 힘을 미치지만, 지면은 이와 동일한 반대 힘을 건물에 미치므로, 어느 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고정된 물체를 움직이게 하거나, 움직이는 물체를 정지시키려면 불균형적인 힘이 미쳐야 한다.
질량(mass)은 존재하는 물질(여기서 물질(matter)은, 별독, 분자, 원자, 핵쿼크(quark) 등 어떤 크기라도 상관없다)의 양을 나타내는 것으로, 물질의 양이 많아지면 질량은 증가한다. 질량은 또한 어떤 양의 물질을 움직이게 하거나, 움직이는 물질을 멈추게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나타내는 척도이기도 하다. 만약 50ft/s로 움직이는 야구공은 손에 상처를 입지 않고도 누구나 멈추게 할 수 있지만, 이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 앞에 선다면 죽게 될 것이다. 이는 자동차는 야구공보다 질량이 매우 커서 멈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무게(wight)는 힘이다. 즉, 중력가속도 때문에 물체가 내는 힘이다. 중력이 없으면 무게는 없다(인공위성 안에서는 중력이 없으므로 무게가 없는 무중력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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